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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내 얼굴 속에 있는 아버지의 얼굴
글쓴이 : 김민식                   등록일 : 2016/08/20

모두가 다 아는 유명인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누구나 크고 작은 충격을 받습니다.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의아해 하고 당혹해 합니다. 잠시 동안 멍 해 지면서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내가 밟고 서 있는 땅이 물렁물렁해 지는 것 같은 정서적 지진을 경험하게 됩니다.

2009년 6월 25일.
팝계의 신동으로 어린 시절부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일생 동안 전설적인 스타로 군림했던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그에게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조차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는 것 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살아서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는 죽어서도 요란한 관심 속에 떠났습니다. 언제나 그를 따라다녔던 세계 최초와 세계 최고의 기록들은 마이클 잭슨에게 신비로움을 더 해 주었고 그만큼 그에게는 부정적인 시선과 시기어린 가십거리들이 따라다니게 만들었죠. 잊을 만 하면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던 그에 관한 사건기사들은 모든 연예인이 꿈꾸는 최정상에 올라선 대 스타가 유명세를 치르기 위하여 얼마나 시달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샘플과도 같았습니다.

1958년 인디애나 주에서 태어난 마이클 잭슨은 5살 때부터 형제들과 함께 잭슨 파이브라는 팀을 결성하여 일찍 음악계에 데뷔를 했습니다. 1982년에 발표한 솔로앨범 스릴러는 그 한 장만으로도 1억 장의 판매기록을 세웠고 그가 발표한 모든 음반을 다 합치면 7억 5천 만장의 앨범이 전 세계적으로 판매가 되었습니다. 그의 화려한 업적을 인정하여 2008년 기네스북은 가장 성공한 연예인이며 세계 대중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린 선구자로 그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만 하면 참 멋지게 살다가 폼 나게 떠난 사람으로 생각할 만 한데 그의 죽음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에게 쏟아진 갈채의 양만큼 그의 내면에서 행복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면 가장 인상 깊게 떠오르는 것이 어린 시절의 전형적인 흑인의 얼굴에서 세월이 갈수록 인종을 분간할 수 없이 묘하게 변해가는 그의 얼굴입니다. 성형수술에 집착하며 과도하게 얼굴을 고쳐가는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참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원래 그 얼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범한 흑인의 모습으로 천재적인 음악성만 발휘했으면 차라리 그의 인생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어느 음악프로에서 자신이 성형을 하는 이유는 자기의 얼굴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내 얼굴에서 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이 싫다]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잭슨의 아버지는 그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집에 가둔 채 가혹하게 훈련을 시켰습니다. 어린 잭슨이 보여주었던 완벽한 가창력은 그가 겪었을 훈련을 짐작하게 합니다. 돈에 집착한 아버지는 친척 형제들을 모아서 잭슨 파이브를 결성하고 기대하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일찍 연예계에 데뷔한 마이클 잭슨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도 없고 어린 아이 다운 동심의 기억도 없고 다정한 친구도 하나 없이 스케줄에 이끌려 전국을 다니는 기계적인 일상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마음껏 어린이일 수 없고 청소년 시기에 충분히 청소년일 수 없었던 사람의 삶이 일생을 두고 얼마나 심리적 부작용에 시달려야 하는 지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느끼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겪지 못 하고 주변의 강요에 의하여 계획적으로 대단한 인물로 만들어져 가는 인생들은 마음 깊은 곳에 아무도 모르는 독소와 칼날을 품게 됩니다. 마이클 잭슨도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에서 그토록 미워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문득 보았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서 저항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는 몰랐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반기를 들 수 있는 성인이 된 어느 날 그의 눈에 그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강하게 다가왔겠죠. 비누로 박박 문지르고 억지로 다른 표정을 지어보아도 지워낼 수 없는 혐오의 흔적은 그에게 심각한 마음의 고통이 되었습니다. 한번 혐오의 악순환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미지 개조의 위험한 여정은 수많은 의학적 부작용과 비정상적인 충동으로 자신을 파괴해 갔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다 자녀들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자녀에게 압박이 되고 폭력이 될 때 아이들은 그 사랑을 끔찍한 기억으로 간직하게 되고 일평생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이 됩니다. 아버지와 함께 한 기억 속에 사랑과 격려와 포용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참 행운아들입니다. 오래 참고 기다려 주는 긍정의 시선과 꽉 잡고 억누르는 손길이 아닌 닿을 듯 말 듯 인격과 개성을 존중하며 나의 걸음에 맞추어 동행해 주는 아버지의 손길을 추억할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행운과 인기를 다 거머쥔 것 같은 대스타의 삶 속에 남모를 고통과 혐오가 내면에서 영혼의 살점을 뜯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나의 아들은 이 다음에 나를 어떤 아버지로 기억하게 될까요? 어느 날 자기 얼굴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보았을 때 흐뭇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될 수 있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대단한 외형 속에 일그러진 마음을 가진 사람보다는 소박한 외형일지라도 하나님을 향해 말랑말랑하고 사람들을 향해 촉촉한 마음을 가진 그런 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라는 한 단어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떠올립니다. 여러분에게 하나님 아버지는 어떤 분이십니까? 우리의 영원한 아버지 하나님을 다윗은 시편 103편에서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시103:8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시103:9 자주 경책하지 아니하시며 노를 영원히 품지 아니하시리로다
시103:10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시103:11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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